박행자 : 진짜 와줬네.

고문영 : 날 보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야.

박행자 : 걔들이 언제까지 니 옆에 있어줄 것 같니?

고문영 : 우린 가족이야.

박행자 : 걔들이 어떻게 니 가족이야!! 아가 엄만 널 너무 사랑해. 너무 소중하고. 니가 나처럼 살길 원했어. 남한테 휩쓸리지 않고 집어삼키면서 강하게 살길 원했다고, 그 정도 할 수 있잖아. 니 본능대로 살면 될 걸. 왜 왜 왜 그딴 놈들이랑 어울려서..

고문영 : 다행이지.

박행자 : 뭐?

고문영 : 나도 엄마처럼 아귀가 될 뻔했는데 그렇게 안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박행자 : 고문영!!

고문영 : 난 엄마가 참 불쌍해. 자기가 불쌍한 것도 모르고 있다는 게 더 불쌍해. 엄만 식욕만 있지 온기가 뭔지 몰라. 알 수도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지. 그래서 난 엄마랑 달라. 난 이제 알았거든. 그게 얼마나 따뜻하고 좋은 건지.

박행자 : 온기?

고문영 : 그래도 밥은 꼭 챙겨 먹어. 난 앞으로 열심히 엄마를 머릿속에서 지울 테니까.

박행자 : 넌 절대로 날 못 지워. 절대!! 절대!! 절대로 날 못 지워!!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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