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태 : 결국 통금으로 인해 여인숙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그 집에서 잠깐 눈을 붙여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대망에 05시경, 절 찾아서 직접 걸음 하신 아버지 이끌려 이 자리에 이르렀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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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남 : 인턴 수료는 왜 안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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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태 : 그걸 어떻게... 사람 붙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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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남 : 까불지 말고, 왜 병원 안 들어갔느냐 묻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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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태 : 졸업 안 했어요. 재적보다는 졸업 유예가 나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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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남 : 이놈 꽃 한 번 보려고 자그마치 6년을 공들였다. 겨울엔 이놈 하나를 위해서 빈방에 보일러를 땠지. 그렇게 애지중지 키운 놈인데 벌레가 생겼어. 독해서 해가 될까 희석까지 해가며 살살 약을 쳤더니 알을 까더라고. 아무리 귀한 놈이라도 뿌리까지 잠식을 당하면 되려 버리지 숙주일 뿐이야. 널 아들로 받아준 건 귀한 쓰임새가 있는 놈 같아서였다. 버러지 숙주가 아니라. 그래서 넌 어디까지 먹힌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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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태 : (무릎을 꿇는다.) 아버지 저 돈 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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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남 :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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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태 : 제가 벌인 일 정리하는데 드는 돈이에요. 더 묻지 않고 주시면 저도 앞으로 아버지가 시키시는 일 뭐든지 묻지 않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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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남 : 뭐든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