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앉아있다가 일어나면서)착각하는거 아냐?용서하는 쪽이 더 착한거라고. 착한게 이기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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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현관문 열려다 돌아서며 짜증참는 말투로)그 말이 거슬렸나 보네. 미안.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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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그래. 거슬려, 너. 자꾸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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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하..알았어. 오늘은 그만하자 제발.(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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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내가 지금 쟤를 죽이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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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돌아서서 멸망을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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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방법은 많아. 저기 어디 굴러다니는 멸망 하나 씌우지 뭐. 그렇게 해도 용서해 줄거야? 사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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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방금 한 말 취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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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왜 화내? 궁금해서 그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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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취소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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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별이 일초에 몇개씩 사라지는지 알아? 79억개씩 사라져. 넌 뭔데? 니가 그 별보다 나은게 있어? 대답해봐. 네가 왜 살아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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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멸망을 말없이 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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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넌 그냥 그런거야. 내가 잔잔한 호숫가에 돌 하나를 던지고 싶은데 마침 가장 가까이 있던 돌. 아주 손쉬운 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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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죽었으면 좋겠어. 니가 죽었으면 좋겠어. 죽어봤으면! 그럼 내 마음 알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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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씩 웃으며)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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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훅 불어오고 동경이 눈을 감았다뜨면 옥탑방 옥상이 아닌 숲 한가운데에 멸망과 마주보고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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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그게 소원이라면(권총을 동경에게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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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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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동경의 손에 권총을 쥐어준다)이뤄봐. 니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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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떨리는 숨소리, 총을 꽉 움켜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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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총을 뺏어서 본인 턱밑에 가져가대고 방아쇠를 당긴다, 발사가 되지않는 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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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깜짝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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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들어줄 수가 없는 소원이네?(하늘에 대고 총을 발사한다,총을 분리하면 총알이 후두둑 떨어진다)죽을 수 있었으면 진작에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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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널 죽일 수 없으면 불행하게라도 만들거야. 불행한 채로 영원히 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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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해봐. 할 수 있으면.(뒤돌아서서 걸어가려다 다시 돌아본다)아.(동경의 손을 잡고서)내가 손 한번만 안잡아줘도 금새 불행한 주제에.(손을 놓고 뒤돌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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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본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