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거리는) 어디 계십니까? 근처에 안 계신가 보네? 어이...! 듣고 있어? (몸속의 무언가를 찾는다.) 물론 듣고 있겠지... 응? 재밌어. 증말. 살다 보니 또 이런 재미가 생기네. 원래 사냥이란 게 그래. 한 번 맛들이면 끊기가 힘들어. 특히 머리를 굴릴 줄 아는 사람을 사냥 할 땐 말이야. 그 재미가 장난 아닌 거거든. 그리고 그 사냥감을 잡아서 손질할 때의 그 맛... 그 맛도 장난이 아니지. (입맛을 다시며 음미하듯) 어때? 내 말이 틀려? (웃음기가 사라진) 니가 누군지 내가 맞춰볼까? 장주연이. 연희동 사는 장주연이. 맞지? 너말이야 실수 한 거야. 넌 나란 놈을 너무 쉽게 보셨어. 날 진작에 죽이지 않은 걸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 거야. 오래 걸리지도 않아. 내가 널 안 죽여도 니 스스로 죽고 싶을 만큼의 고통을 안겨 줄 꺼니까. 기대해. 아참! 장주연이 죽기 전에 그러더라. 임신 했다고. 살려달라고. 알고 있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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