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천우 : 정기선은요?
한지혁 : 여기 없어.
장천우 : 이건 약속과 다른 것 같은데요?
한지혁 :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장기선의 사촌동생을 죽였다며.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여기까지 왔을 것 같아?
장천우 : 부디 답을 가지고 나왔길 바랍니다.
한지혁 : 이제 곧 정기선이 기자회견을 할 거야. 이번 간첩사건은 조작됐다는 내용으로.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1년 전 국정원 요원 명단 유출 사건에 상무회란 조직이 개입했다는 사실을 폭로할 거야.
장천우 : 증거도 없는 그딴 헛소리를 누가 믿어 준답니까?
한지혁 : 명단 유출 사건이 있고 나서 제보가 있었다고 들었어. 그 현장에 있던 제보자로부터.
장천우 : 그래서요?
한지혁 : 내가 그 제보자 누군지 알았 냈는데. 궁금하지 않아? 장천우. 너잖아, 그 제보자.
장천우 : 어쩌죠? 더는 못 들어줄 것 같은데.
한지혁 : 아까 증거가 없다고 그랬지? (사진을 보여주며) 이건 어때? 명단 유출 사건 있기 며칠 전에 나온 우리 팀이 선양에서 찍은 사진이야. 이 사진을 보자마자 직감했지., 이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현장이란 걸. 장천우 넌 거기 있었어.
장천우 : 이거 실망이 크네요. 그깟 사진 한 장으로 대체 뭘 증명한다는 거죠?
한지혁 : 증명하려고 하는 거 아니야. 의심하게 만들려고 하는 거지. 그리고 그 의심을 내가 아닌 상무회가 하게 된다면 어떨까? 응? 정기선이 기자회견에서 사건 현장에 있던 내부자로부터 제보를 받았단 사실을 공개할 거야. 이 사진과 함께. 사건 현장에 있던 내부자. 상무회가 네가 제보자란 걸 알아내는 건 시간문제란 소리야. 누군가 그러더라고? 의심만큼 사람 외롭게 만드는 게 없다고.
장천우 : 그만해.
한지혁 : 왜 갑자기 제보를 하려고 그랬지? 상무회 개로 살아가는데 회의라도 느꼈어?
장천우 : 그만하라고.
한지혁 : 그래서 정기선 제거하려고 했던 거잖아. 네가 상무회를 배신하려고 했던 걸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니까.
장천우 : (총을 겨누며) 닥쳐.
한지혁 : 이런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내가 그게 공개되는 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좀 알고 있는데.
장천우 : (겨눈 총 내리며) 원하는 게 뭐야?
한지혁 : 내가 찍힌 CCTV 원본 영상.
장천우 : 그게 다야?
한지혁 : (사진을 보며) 그리고 이 사람들의 정체. 이 사람들 대체 누구야? 여기 가운데 있는 사람, 이 사람 황모술과 연관된 자지? 이 사람이 백모사인가?
장천우 : 나도 아는 게 없어. 한때 국정원 소속이었다는 거 말고는. 이 정도면 서로 거래는 끝난 거 같은데.
한지혁 : 수연이.. 수연이한테는 왜 그랬어?
장천우 : (총을 다시 겨누며) 그 입 다물어. 찢어버리기 전에.
한지혁 : 왜? 너도 가책이란 걸 느껴?
장천우 : 나는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어.
한지혁 : 막으려고 했다고? 그냥 보고 있었던 거 아니고? 상무회가 그렇게 두려웠어?
장천우 : (벽 쪽에 총 한 발을 쏜다) 멋대로 지껄이지 마. 수연이.. 넌 네가 본 게 전부라고 생각하지? 착각하지 마. 넌 그냥 네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는 거야. 진실을 직시할 용기조차 없으니까.
한지혁 : 그게 무슨 소리야?
장천우 : 조급해할 거 없어. 기억이 안 난다고 과거가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그 과거가 다시 살아나서 네 목을 뜯을 테니까. 여기서 끝난 거라고 생각하지 마. 절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