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덕:(서율 뒤를 쫓아가며)식사를 거르셨담서유

​

서율:(앞서 걸어가며)알아서 먹을테니 신경쓰지 마라.

​

무덕:그래야 약을 먹쥬.

​

서율:(무덕이를 마주보고는) 더 이상 그 쓴 약은 안먹어도 된다는데 왜 자꾸 귀찮게구냐.(다시 뒤돌아 걸어간다)

​

무덕:서호성으로 가신담서유. 먼길 가는데(따라서 걸어가다 서율 등에 머리를 박는다)

​

서율:(뒤돌아서서 무덕이를 본다.)상처는 다 나았다. 기력도 다 돌아왔고.

​

무덕:새벽에 앓는 소리가 났다던디. 그짓말이쥬?

​

서율:하...별로 아프지 않다.

​

무덕:도련님은 그짓말을 못해유. 맹물같은 분이라 소금 한 줌을 넣어도 짜고 설탕 한줌을 넣어도 달아서 다 티가 나는디. 그동안 참 애썼겠네유. 미안해유. 그리고 고마워유, 지켜줘서.

​

[과거회상]

장욱: 그리고 율이도 그동안 너를 지켜왔어. 율이가 너가 누군지 알고있어. 네가 환혼인이고 살수 낙수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들키지 않도록 애쓰고 있었어. 어린시절, 단향곡에서 봤던 너를 지키려고.

​

[다시 현재]

무덕: (호각을 내밀며)이거. 단향곡에서 구해준 친구의 물건이라고 했었쥬?

​

서율:(무덕을 바라보며)그래. 나는 서호성으로 갈 때 그 사람을 함께 데려가려고 했었다. 세상에 있는 것을 누구에게도 들켜서는 안되는 사람이니 멀리 데려가 감춰 주려고 했었어.

​

무덕: 지는 도련님이 그 사람을 데려가는 걸 돕겠다고 약속했쥬. 근디 그 사람은 먼 기억 속에만 있고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어유. 기억에 남긴 물건을 태워 없애버리는게 돕는건가 싶기도 혔는디…단향곡에서의 기억이 다 좋았다고 했쥬?

​

서율: (호각을 바라보다가 무덕에게로 시선을 옮긴다.)

​

무덕: 데려가세유.

​

서율: (대답없이 호각을 바라본다.)

​

무덕: 상처가 잘 아무는지 보게 지헌티 세숨만 허락해주세유. (호각을 쥔 손을 서율의 가슴에 얹는다.) 지워지는 세 숨 동안 우리가 하지 못했던 마지막 인사를 하자.

​

율: (무덕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갠다.)

​

무덕: 너와 단향곡에서의 기억이 나 역시 모두 좋았다. 고마웠다. (손을 빼내 율의 손에 호각을 쥐어주고 뒤로 물러선다.) 다행히 상처는 잘 아물고 있네유. 그려도 아무리 써도 약은 꼬박꼬박 잘 챙겨 드세유.

​

서율: 그래. 아무리 써도 잘 삼키마. 이번엔 잘 아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