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호 : 말씀드렸다시피 수리남과 대한민국 사이엔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아 현재 전요환을 체포할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강인구 씨에게 도움을 요청하고자 찾아온 거고요.
강인구 : 도움이요? 저한테 도움을 요청한다고요?
최창호 : 엄밀히 말하자면 서로 돕자는 얘기죠. 전요환을 체포하려면 수리남이 아닌 제3국으로 그를 유인해야 하는데 수리남 밖으로 끌어내는 작전은 이미 실패했습니다. 따라서 남은 방법은 전요환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유통시키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자국에 마약을 밀매하는 자를 체포하기 위해서라면 당사국의 허락을 받지 않고도 독자적인 군사 행동을 할 수 있는 법 조항이 있어요. 전요환이 코카인을 미국에 판매하게만 만든다면 미국 마약 단속국 DEA를 수리남에 직접 투입할 수 있습니다.
강인구 : 그래서 저보고 뭐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최창호 : 강인구 씨가 수리남으로 돌아가 전요환에게 접근, 코카인 미국 판매를 유도해 주셨으면 합니다. 강인구 씨의 안전은 현지에 있는 저희 요원이 책임질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요환을 잡으면 강인구 씨의 누명도 자연스럽게 풀릴 거고요.
강인구 : 아, 막말로 내가 군인도 아니고 경찰도 아닌데 제가 그런 일을 왜 합니까?
최창호 : 저, 강인구 씨. 저희로서도 대안이 없는 상황입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강인구 씨가 유일한 방법이에요.
강인구 : 아니, 그러니까 일할 사람이 저밖에 없다는 얘기잖아요. 아, 그럼 이거 감정적으로 얘기할 게 아니라 비즈니스적으로 좀 접근을 해 보죠?
최창호 : 예?
강인구 : 수리남에서 날린 제 사업 자금 5억, 그게 제 전 재산이에요. 애들 공부시켜 가지고 대학 보낼 돈인데, 아니.. 솔직히 전 이 세상에 없어도 되는데 그 돈 5억만큼은 제가 꼭 필요하거든요. 제가 단도직입적으로 말씀을 드릴게요. 선생님께서 저한테 용역 의뢰하시는 거잖아요? 제가 선생님 도와드리고, 그리고 선생님이 저 도와주시면 되겠네요. 그 돈 5억 입금되면, 예 제가 일하겠습니다.
최창호 : 좋습니다. 그 돈 저희가 해드리죠. (녹음기를 켜고) 국정원 미주 팀장 최창호가 강인구 씨에게 특수 활동비 5억을 약속드립니다. 출소하신 뒤 2억, 전요환을 검거한 뒤 3억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