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준 : 이대로 순양이 아진자동차를 인수하게 둘 순 없습니다. 방법을 생각해 주세요, 오 대표님.
오세현 : 한도제철 인수전 때부터 내내 궁금했었는데 말이야, 출생의 비밀 뭐, 그런 거야? 재벌가의 흔한? 당신 할아버지잖아, 진 회장. 아진자동차, 어차피 우리 미라클이 인수하지 못할 거라면 순양이 인수해도 되잖아. 왜 그렇게 반대하는 거지?
진도준 : 고용 승계에 반대하니까요.
오세현 : 뭐?
진도준 : 순양은 아진자동차 모든 직원들을 정리 해고할 겁니다.
오세현 : 아진자동차를 원한 게 아니었네, 처음부터. 아진차 직원들의 고용 승계가 목적이었어?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 나 당신 파트너 아니야? 처음부터 알았다면 난 시작하지도 않았어. 나 M&A 전문가야. 소위 언론이 말하는 기업사냥꾼. 부실기업을 사들이지, 돈 되는 장사니까. 아진자동차 ‘예스’, 고용 승계 ‘노’! 내가 고용 승계에 동의했던 건 아진차를 인수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었어. 동포 청년이 바라는 기적이 아진차의 고용 승계라면 안됐네. 그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진도준 : 왜입니까?
오세현 : 한국인이 좋아하는 평생직장, 그런 낭만적인 어리광을 세계 시장에선 받아 주지 않을 거니까. 우리 파트너십도 오늘로 끝이고. 아니, 반대편을 향해 달리는 사람이랑 이인삼각 경기를 할 수는 없잖아. 둘 중 하나 아니야? 무릎이 깨지거나 머리가 깨지거나.
진도준 : 어쩔 수 없죠. 제가 직접 진양철 회장, 할아버지를 만나서 담판을 짓는 수밖에.
오세현 : 담판? 진 회장 앞에 본인이 직접 나서겠다는 거야? ‘지금ᄁᆞ지 할아버지 당신을 골탕 먹인 사람이 막내 손자 진도준입니다’ 선언을 하시겠다? 상대는 진양철 회장이야. 감당할 수 있겠어?
진도준 : 순양은 돈이 필요하고! 나는 고용 승계를 해야겠으니까요. 더 이상 방법이 없잖습니까.
오세현 : 아니 왜 이렇게 집착하는 거지? 아진차 고용 승계에 무슨 이유가 있지? 그렇게 부질없는 싸움에 큰돈을 거는 이유가 대체 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