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율 : 모두가 찾고 있는데 아가씨가 직접 저를 찾아오실 줄은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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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연 : 혼례 도중 도망가서 미안했소. 이리 얼굴을 마주하니 나도 몹시 아쉽소. 먼저 그쪽을 만났더라면 그냥 확 시집가야 하나 망설였을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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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율 : 왜 저 때문에 망설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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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연 : 그쪽은 잘생겼잖소. 잘생긴 사내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건 당연한 거요. 하지만 거기까지요. 나는 지난밤 마음을 다른 곳에 두고 왔소. 혼례복을 싸 들고 오며 다 가져온 줄 알았는데 그곳에서 마신 술 한 잔에 취한 마음이 깨지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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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율 : ‘서 씨 집안과의 혼인은 할 수 없다’ 거절한다는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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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연 : 그렇소, 그러니 더 이상 떠들썩하게 날 찾는 걸 멈춰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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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율 : 알겠습니다. 그 말씀은 제 숙부님께 전해 드리죠. 아, 혼인하기로 한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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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연 : 서호성에서 온 서 씨 집안사람, 배 타고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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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율 : 함께 들어왔습니다. 이름을 모르셔 오해하셨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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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연 : 그쪽이 아니었소? 그럼 다행이오. 훨씬 쉽게 포기할 수 있겠소. 사실 아주 조금 미련이 남을 것 같았는데 이제 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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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율 : (가만히 부연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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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연 : 왜 그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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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율 : 우리가 언제 만난 적이 있었나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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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연 : 그럴 리 없소. 난 밖에 다니지 않으니까. 사흘 치 약을 먹기로 해서 얼른 돌아가야 하오. 내 뜻은 잘 전해 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