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준 : (증거가 담긴 핸드폰을 테이블에 올려 놓으며) 높은 데 무섭다면서요? 왜 그렇게 맞으면서.. 무슨 가축처럼 몸에 낙인까지 찍혀 가면서도 경찰에 신고를 안 해요? 왜 경찰을 안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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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래 : 중국 돌려보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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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준 : 그래서 남편한테 협박 편지를 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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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래 : 언제 와도 올 편지였어요. 뇌물 다 진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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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준 : 기도수가 출입국 외국인청에 보낸 편지도 썼겠네요? 봉투에 적힌 주소랑 이름은 자필 맞던데? 어떻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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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래 : 남편이 쓴 항변을 고치기만 했어요. 유서 느낌 좀 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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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준 : 수완이가 폭력 썼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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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래 : 경찰이 술 먹고 여자 집에 오면 폭력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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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준 : 사진 태우고, 내가 녹음한 파일들 다 지우고, 그것도 참 쉬웠겠네요? 좋아하는 느낌만 좀 내면.. 내가 알아서 다 도와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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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래 : (해준을 뒤에서 껴안으며) 우리 일을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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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준 : ‘우리 일’? 우리 일, 무슨 일이요? 내가 당신 집 앞에서 밤마다 서성인 일이요? 당신 숨소리를 들으면서 깊이 잠든 일이요? 당신을 끌어안고 행복하다고 속삭인 일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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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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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준 : (서래를 뿌리치며 일어선다) 내가 품위 있댔죠? 품위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아요? 자부심이에요. 난 자부심 있는 경찰이었어요. 그런데.. 여자에 미쳐서.. 수사를 망쳤죠.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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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래 : (말없이 해준의 손을 잡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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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준 : 할머니 폰 바꿔드렸어요, 같은 기종으로. 전혀 모르고 계세요. 저 폰은 바다에 버려요. 깊은데 빠뜨려서 아무도 못 찾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