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열 : 다시 심장이 막 벌렁거리기 시작하는데 ‘병원부터 가 봐야겠다’ 싶더라고요. 이건, 이건! 이건 일어날 수 없는 일이거든요. 제가 누구예요, 선생님? 사교육계의 어나더 레벨 1조 원의 남자! 연예인보다 세금 더 꾸준히 많이 내는 일타강사 최치열이에요. 그런 제가, 그런 제가 어떻게 어떻게 유부녀한테 이런 요상한 감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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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 설렌다? 이뻐 보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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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열 : .. 이건 무슨 병이에요? 선생님 저 정말, 정말 그런 사람 아니거든요. 누구보다도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또 도덕적이고, 가지 말아야 할 길 불법, 금기, 이런 거 질색인 병적일 정도로 결벽주의자인 제가 대체 뭐에 홀려서? 너무 외로워서 그런가? 제가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나요? 뭐, 애정 결핍, 뭐, 이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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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 이미 잘 파악하고 계시네. 거의 전문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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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열 : 맞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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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 최 선생 학생들 말고는 주변 사람들하고 관계를 안 맺잖아. 경계도 심하고, 일상도 심하게 루틴하시고. 인간은 다 외로워요. 그래서 주변 관계에 정서적 의존을 하지. 근데 최 선생은 안 그러다 보니까 뜻밖의 상황에서 이성적 호감을 느껴 버린 거지, 상대에게. 덜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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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열 : 덜컥? 그럼, 그럼 뭐, 무슨 뭐 어, 어떻게 해야 돼요? 뭐 저, 뭐, 어떻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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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 글쎄? 감정 자체에는 잘못이 없으니까 너무 자책하지 말고. 이러면 어떨까? 안 하던 짓을 해 보는 거지. 인간관계도 확장시켜 보고 루틴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성도 좀 만나 보고. 그럼 자연스럽게 그 달갑지 않은 감정이 좀 무뎌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