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준 : 앉아요, 얘기 기니까. 뭐, 한잔 드실?
하도영 : 용건만 했으면 하는데.
전재준 : 아, 매도 먼저 맞는 스타일? 그거 안 맞아봤다는 소리인데? 씁, 뭐, 나도 사실, 그날 처음 맞다 보니까 아, 이게 대처가 안 돼가지고.
하도영 : 용건만 하자고.
전재준 : 아, 욕할 뻔했네, 말 끊어서. 그럽시다, 그럼. 그건 알죠? 여기 꽤 의미 있는 곳인 거 연진이한테.
하도영 : 선은 넘지 말고.
전재준 : (USB를 건네며) 10월 19일, 손명오 폰에 녹음된 파일인데 들어봐요, 들고 가서. 손명오 알잖아? 그쪽도 찾던 새끼. 그 새끼 마지막 행적이 여기고 그 마지막 목격자가 연진이니까. 나는 그 얘기 한 건데? 아, 그리고 더 중요한 거, 이.. 나도 오늘 와서야 눈치 깠는데 씁, 원래 여기에 그 그립감 좋은 비싼 술이 한 병 딱 있었는데 근데 딱.. 그 병만 없네? 그 병 어디 있는지 물어봐 줄래요, 연진이한테? ‘존나 비싼 살인이었네, 연진아’ 하고.
하도영 : (USB를 집어 들며) 그러니까 지금..
전재준 : 어, 그러니까 연진이가 살인자라고.
하도영 : 헛소리하지 말고, 원하는 게 뭐야? 나보고 신고라도 하라고?
전재준 : 아, 돌았네. 신고를 할 거였음 내가 했지. 우리는 신고 말고 공범해야지. 난 이거 경찰에 안 넘길 테니까 당신은 이혼하고 친권 포기해. 그거면 돼. 당신도 나도 애 엄마를 살인자로 만들고 싶지는 않잖아? 전예솔이든, 하예솔이든.
하도영 : 지금.. 예솔이를 걸고 협박하는 거야?
전재준 : 옛날에 말이야 내가 연진이 알리바이를 대준 적이 있거든? 옥상에 같이 있던 애가 죽었다나? 씁, 근데 10월 19일에 같이 있던 애가 또 죽었네? 이건 어떡할 건데? 이번엔 당신이 대줄 거야? 연진이 알리바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