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아름 : 이제 끝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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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탁 : 아, 네. 환자 상태가 좀 안 좋아서 대기하다가 지금 막 넘어오는 길이에요. 여태 나 기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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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름 : 다친데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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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탁 : 아, 뭐, 살짝 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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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름 : 다행이네요. 근데 어떻게 문자 하나를 안 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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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탁 : 어.. 무사하단 얘기 병원 식구들한테 들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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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름 : 역시 그 정도였구나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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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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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름 : 은탁 쌤한테 나는 그냥 병원 식구들, 딱 그 정도였던 거네요.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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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탁 : 무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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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름 : 그래도 그 말을 들으니 이해가 좀 되네요. 어쩜 이렇게 나한테 문자 하나, 전화 한 통이 없을까, 무사하단 말 한마디 못해줄 만큼 힘든가, 아픈가, 바쁜가, 또 나 혼자 그런 거죠? 또 나 혼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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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탁 : 왜 이래요, 아름 쌤? 지금 좀 낯설어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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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름 : 정말 진지하게 묻는 건데요, 은탁 쌤 머릿속에 나는 몇 프로나 들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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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탁 : 아름 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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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름 : 왜 맨날 나만 보고 싶어 하고, 나만 걱정하고, 나만 기다려요? 왜 맨날 나만 속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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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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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름 : 내가 더 좋아해서 그래서 나한테 이래요? 내가 덜 좋아하면 그럼 나한테 더 잘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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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탁 : 미안해요. 이렇게까지 화난 줄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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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름 : 왜요? 나는 뭐 맨날 화도 못 내고 웃고만 사는 줄 알았어요? 나도 화낼 줄 알아요. 열받을 줄도 알고, 열폭 할 줄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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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탁 : 아.. 우진 쌤 다쳤을 때부터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사부님 때문에도 너무 마음이 안 좋았고. 거기다 사고로 다친 선생님 수술까지 있었고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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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름 : 것 봐, 거기에 난 하나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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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탁 : 그런 게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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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름 : 됐어요. 나도 이번엔 쉽게 안 풀릴래요. 당분간 화나 있을 예정이니까 그렇게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