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좀 도와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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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도움 맡아놨소 내가 왜 낭자를 도와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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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그리도 들어가고 싶어하는 우리 마을 서학 스승님이 내 아버지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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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난 이미 서원에 들어가기로 예정된 몸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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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으로 가까이(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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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번 서원 시험 시제를 몰래 훔쳐 보여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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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 대가로 나한테 무슨 도움을 받고 싶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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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생활에 대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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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사람들은 어떤 대화를 하고 무슨 옷을 입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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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을 멋스럽게 느끼고 사귀고 싶어하는지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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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왜 바보 온달 수작이나 부리는 나 따위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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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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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도련님이 내게 흑심을 품고 접근한 것이라 여겨 경계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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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도련님은 그 비혼인가 뭔가로 산다고 했다면서요? 그럼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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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과 저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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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절대 혼인할 사이가 아니니 서로 여인과 사내가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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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저는 여인이지만 도련님께서는 여인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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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도 뭐 사내지만 제게 도련님은 사내가 아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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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돌덩어리나 풀떼기 같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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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우리는 서로 거리낌 없이 도움을 주고 받을 수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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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