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 : 주 여사, 주 여사. 주 여사, 괜찮아? 주 여사… 안 돼, 나 두고 가지 마, 주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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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숙 : 뭐 하냐? 아, 깜빡 졸았는데 웬 신파를 찍고 앉았어? 어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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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 : 아니 무슨 이런 장난을 쳐?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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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숙 : 아니, 놀랄 게 뭐 있어? 나이 들면 언제든 가는 게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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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 : 근데 주 여사, 그거 아나? 거짓말하면 천국 못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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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숙 : 그럴 줄 알고 내가 뇌물을 잔뜩 먹여 놨지. 내가 성금을 얼마나 꼬박꼬박 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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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 : 왜 이래요.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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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숙 : 서프라이즈다, 이것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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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 : 이건 서프라이즈가 아니라 쇼크지. 아니, 왜 갑자기 안 하던 짓을 해요? 내가 언제 생일 챙기는 거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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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숙 : 야, 니가 안 챙기니까 내가 챙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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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 :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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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숙 : 그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어떻던? 응? 나와의 추억이 머릿속을 막 주마등처럼 막 스치고 그러던?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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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 : 어디 주마등 정도인가? 영화 한 편이 따로 없지. 마귀할멈 같은 주 여사 덕분에 장르는 완전 호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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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숙 : 내가 마귀할멈이면 너는 악마 새끼지. 뭔 일평생이 사춘기야. 대학생 돼서까지 가출을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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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 : 그건 입학식 때 주 여사가 리무진 끌고 와서 그런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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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숙 : 고아라고 애들이 우습게 볼까 봐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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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 : 봉투 내밀면서 남친한테 헤어지라고 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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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숙 : 걔는 관상이 영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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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 : 아침 드라마를 찍으려면 제대로 찍든가. 아니, 수표 다발도 아니고 문화 상품권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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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숙 : 야, 새파란 애송이한테 문상이면 충분하지. 하여튼 이거랑은 싸우다가 정들었어, 아유,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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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 : 그래서 내가 종교가 없잖아요. 나한테 주님은 우리 주 여사님 뿐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