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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24 오미정 기자] 제70회 칸국제영화제가 17일 오후 7시(현지시간, 한국시간 18일 오전 2시), 프랑스의 휴양도시 칸에서 성대한 축제의 막을 올린다. 영화제는 28일까지 총 12일간 펼쳐진다.

올해 개막작은 프랑스 아르노 데플레생 감독의 '이스마엘스 고스트'다. 프랑스 배우 마티외 아말릭과 마리옹 코티야르가 출연했다.

올해엔 총 5편의 한국영화가 경쟁부문·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부문)·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진출해 한국 영화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경쟁부문에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가 진출했다. 이 두 작품을 포함해 전세계 총 19편의 영화가 경쟁부문에 진출, 최고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룬다.

홍 감독의 또다른 신작 '클레어의 카메라'는 비경쟁 부문인 스페셜 스크리닝에 초청받았다. 또 '악녀'와 '불한당 : 나쁜 놈들 세상'이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 논란의 '옥자', 칸 영화제 수상 가능성은?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의무의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봉 감독이 '설국열차' 이후 4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브래드 피트가 이끄는 제작사 플랜B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았고,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60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투자했다. 한국 배우 안서현 변희봉, 할리우드 톱스타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릴리 콜린스, 스티븐 연 등이 출연했다. 제작비의 출처가 미국 자본이라 엄밀한 의미의 한국 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는 극장 개봉이 아닌 스트리밍을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 때문에 프랑스 극장협회가 이 영화의 칸 영화제 초청을 반대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옥자'가 이런 이슈를 안고 수상의 영광을 안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봉 감독은 '옥자'로 처음으로 칸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안서현과 변희봉은 한국 출연 배우를 대표해 19일 오후 공식 상영 행사가 열리는 뤼미에르 대극장의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이다.

# 홍상수 감독, 베를린 이어 칸에서도 수상 알릴까.

홍상수 감독은 지난 베를린 영화제에 이어 이번 칸 영화제에서도 이슈의 중심에 섰다. 그는 영화 '그 후'와 '클레어의 카메라' 등 2편의 신작을 나란히 칸에 보내는 기염을 토했다. '그 후'는 경쟁 부문에, '클레어의 카메라'는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홍 감독의 경쟁부문 진출은 이번이 4번째다.

두 작품 모두에 홍상수의 뮤즈 김민희가 등장한다. 김민희가 이번 영화제에서도 수상 소식을 전할 지 주목된다. 김민희는 앞서 열린 베를린 영화제에서 홍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김민희는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바 있다.

김민희와 홍 감독은 21일(스페셜 스크리닝 부문)과 22일(경쟁 부문) 이틀간 공식일정에 참석할 예정이다.

# '악녀' '불한당 : 나쁜 놈들 세상' 어떤 반응 얻을까.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은 전세계 흥행을 미리 점쳐볼 수 있는 자리다. 지난해에는 '부산행'이 이 부문에 초청돼 현지 영화팬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부산행'은 한국에서도 1000만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올해 한국 영화 초청작은 '악녀'와 '불한당 : 나쁜 놈들 세상'이다. '악녀'는 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김옥빈, 신하균, 성준, 김서형 등이 출연한다. '내가 살인범이다' '우린 액션배우다'의 정병길 감독 작품이다. 주연배우 김옥빈은 2009년 영화 '박쥐'(박찬욱 감독)에 이어 두 번째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불한당 : 나쁜 놈들 세상'은 범죄조직의 일인자를 노리는 남자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패기 넘치는 신참의 의리와 배신을 그린 작품이다. 설경구, 임시완, 김희원, 전혜진 등이 출연했다. '나의 PS 파트너' '청춘 그루브'의 변성현 감독이 연출했다. 설경구는 '박하사탕'(2000, 이창동 감독) '오아시스'(2002, 이창동 감독) '여행자'(2009, 우니 르콩트 감독) 등 작품으로 세번이나 칸 영화제의 초청을 받은 바 있다. 이번이 네번째다. 임시완은 연기돌 최초로 칸 영화제에 입성하게 돼 화제를 모았다.

'악녀'에 출연한 김옥빈과 성준, 김서형은 21일 공식상영때 레드카펫 위에 설 예정이다. '불한당'은 24일에 공식 상영일정이 잡혀있다. 설경구, 임시완 등이 칸 영화제 참석을 확정하고 칸으로 향한다.

# 칸이 사랑하는 박찬욱, 올해에는 심사위원으로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맡았다. 심사위원으로는 박찬욱 감독과 독일 감독 마렌 아데,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 중국 여배우 판빙빙(範氷氷), 프랑스 감독 아녜스 자우이, 미국 배우 윌 스미스, 이탈리아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프랑스 작곡가 가브리엘 야레가 선정됐다.

박찬욱 감독은 2004년 칸 영화제에서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에는 '아가씨'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박 감독은 심사위원 자리에서 '옥자'와 '그 후' 두 작품의 한국 영화를 심사하게 된다. 박 감독은 '옥자'의 봉준호 감독과 '설국열차'의 제작자와 감독으로 호흡을 맞췄을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이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박찬욱 감독은 워낙 공명정대하신 분이다. 본인 소신대로 심사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몇몇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을 맡은 내 경험에 따르면 칸 영화제는 가장 섬세하고 예민한 영화인들이 심사를 하는 곳이다. 한 명의 심사위원이 선동을 한다고 해서 다른 심사위원들이 쏠려가는 경향이 없다. 모두 고민하며 영화를 보고 치열하게 의견을 나눈다"고 말했다.

황금종려상 수상자는 28일 오후 7시(한국시간 29일 오전 2시) 열리는 폐막식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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