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필름스쿨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한국계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 조이 로(35)가 녹턴의 창시자로 통하는 아일랜드 피아니스트 존 필드의 18개 녹턴 전곡을 한 장에 담아 데카 레이블로 발매했다.

보통 녹턴하면, 쇼팽의 곡을 연상한다. 하지만 녹턴을 맨 처음 작곡한 사람은 필드다. 녹턴은 야상곡(夜想曲)으로도 불리린다. 주로 밤으로부터 영감을 받고 작곡한 곡이기 때문이다.

필드는 밤에 마음을 빼앗겨버린 나머지 녹턴이라는 음악 장르를 창조했다. 헝가리 출신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프란츠 리스트는 필드에 대한 열광적인 평을 쓰면서 그의 녹턴을 "정제된 감정의 진정한 걸작"이라고 불렀다.

조이 로도 늘 밤과 밤의 상징성에 끌렸다. 음악원 재학 중 필드의 녹턴을 접하게 됐고, 매혹됐다. 이번 앨범에 사색적인 느낌을 한결 높였다.

그녀가 필드 녹턴 전곡을 녹음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악보의 결정판 판본을 정립하는 것이었다. 필드의 녹턴은 여러 판본이 출판됐으나, 공식적으로 원본임을 내세운 것은 없다.

데카의 모회사인 유니버설뮤직에 따르면 조이 로는 이번 앨범에서 1850년대에 리스트가 개정한 셔머출판사의 판본을 주 악보로 여러 가지 판본을 참고했다. 특히 피터스(Peters) 출판사 판본을 광범위하게 활용했다.

셔머출판사 판본은 6번 '크레들 송(Cradle Song)', 10번 '녹턴 파스트롤(Nocturne pastorale)', 12번 '녹턴 카락테리스틱', 13번 '레브리 - 녹턴', 15번 '송 위드아웃 워즈(Song Without Words)' 등 여러 녹턴에 표제를 붙였다.

근본적으로 낭만주의적인 작품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데카는 "이번 앨범은 이 곡들에 대한 엘리자베스 조이 로의 연구와 존 필드의 전기를 바탕으로 여러 판본을 융합하는 콜라주적인 접근방식을 택했다"고 소개했다.

2007년 줄리어드 음대의 '윌리엄 페첵 상' 수상자인 조이 로는 링컨센터 앨리스 털리 홀에서 뉴욕 첫 독주 데뷔 무대 이후 카네기 홀, 뉴욕 92nd 스트리트 Y와 스타인웨이 홀, 파리 살 코르토, 워싱턴 케네디 센터 등 주요 공연장에 오르며 눈도장을 받았다. 지난해 데카 인터내셔널 앨범 겸 데뷔 앨범인 '브리튼 & 바버 피아노 협주곡'을 발매했다. 최근 '심포니 매거진'이 선정한 '떠오르는 6인: 지켜봐야 할 아티스트'로 뽑혔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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