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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감독이 영화 '고산자' 캐스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렸다. 고산자 김정호 역에 차승원을, 흥선대원군 역에 유준상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히며 배우들을 향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7일 서울 삼청동에서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이하 '고산자', 감독 강우석, 제작 (주)시네마서비스)의 강우석 감독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고산자'는 시대와 권력에 맞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동여지도를 탄생시킨 지도꾼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차승원이 김정호 역을, 유준상이 흥선대원군 역을 연기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선 친근하고 코믹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도회적이고 서구적인 이미지를 선보였던 차승원은 '고산자'에서 지도꾼 김정호 역을 맡아 열정을 불태웠다. 김정호 역에 차승원을 캐스팅한 것에 대해 강우석 감독은 "너무 스타일리시하고 서구적인 느낌이라 배역에 안 맞나 싶기도 했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이어 "투자배급사 임원이 김정호 선생의 초상화를 문자로 보내왔는데, 차승원의 초상화인 줄 알았을 만큼 닮았더라"며 "목판작업을 하며 밥도 못 먹고, 발품을 팔며 다녔을 생각을 하면 그렇게 얼굴에 살이 하나도 없이 말랐을 것 같더라. 키의 경우 김정호 선생의 키가 몇 센티미터였다는 기록은 없으니 문제가 없겠다 싶었다"고 답했다.

감독이 김정호 역에 차승원을 캐스팅하며 확신을 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이미 숱하게 봐 온 차승원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이었다. 지도꾼 김정호의 생애를 소재로 한 영화이지만, '고산자'의 전반부에는 가볍고 유쾌한 웃음이 간간이 튀어나오는 대목이 적지 않다. 강 감독에겐 차승원이 무거움과 가벼움이 오가는 '고산자'의 이런 정서를 제대로 소화해낼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감독은 "하나의 믿음은 차승원이 가진 코미디 연기였다. 차승원이 나온 영화의 편집을 뒤에서 많이 해 봤으니 잘 안다"며 "'아들'이란 영화를 보고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하지?' 싶을 만큼 놀랐다. 그 때 '네 최고 연기는 이제까진 '선생 김봉두'였는데 이제 '아들'이다'라고 말해줬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차승원이 좋은 배우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산자'에 캐스팅했다"고 답했다.

'이끼' '전설의 주먹'에 이어 세 번째 강우석 감독과 호흡을 나눈 유준상은 흥선대원군 역을 맡아 관객을 만난다. 원작 소설엔 적은 분량 등장하지만, 영화에선 비중이 큰 캐릭터로 각색됐다.

강우석 감독은 "유준상이 내 20번째 영화를 무조건 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다른 사람이 연기하면 TV 속 흥선대원군 캐릭터가 될 것 같았다. 유준상이 연기하면 고집스럽고 강한 이미지가 아닌 날카롭고 그간 못봤던 것이 나올 것 같았다"고 돌이켰다.

"무조건 이번 영화에서 연기를 시키고 싶었다"고 유준상에 대한 답을 이어간 강 감독은 "김정호 역은 아니나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었다"며 "'이끼'를 하며 유준상의 장점을 많이 봤다. 묘하게, 잘만 건드려주면 굉장히 연기를, 다른 연기자에게 못본 것을 끌어낼 수 있겠더라"고 말했다.

바우 역의 김인권은 '고산자'의 숨은 주역이다. 바우는 김정호와 티격태격 유쾌한 호흡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 영화의 강렬한 후반부를 장식하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강우석 감독은 "바우는 멍청한데 정감있어야 하고, 서글퍼야 했다. 우는데 웃는 것 같은 사람이 있지 않나"라며 "모든 동네에 한명 쯤 있을 것 같은, 궂은 일 하는 따뜻한 아저씨, 혹은 총각의 모습으로 표현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알렸다.

영화는 오늘(7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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